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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보톡스, 과연 젊음의 美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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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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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과연 젊음의 美藥인가 - 치명적 부작용은 없지만 시행착오 많아 [세계일보] 2002년12월9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보톡스가 장기적으로 신경조직 이상 등 심 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인용보 도가 나간 후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보톡스 시술 의사들은 잡지 원문을 공개하며 부작용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즉 '보톡스 파티(샴페인을 홀짝이며 보톡스를 맞는 사교모임)가 성행하는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보툴리눔 독소가 강력한 신경독소이며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알 지 못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는 정도의 경고이지 신경조직 이상 등의 부작용 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밝힌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급속히 퍼지고 있는 보톡스, 과연 독에 불과한가 아니면 젊음의 미약 (美藥)인가. '보톡스'는 사실 부패된 통조림이나 썩은 고기에서 자라는 세균이 분비하는 7가지 신경독소 중 A형을 주성분으로 미국 앨러간사가 만든 주사약의 상품명이다. 즉 보 툴리눔 독소로 만든 제제는 보톡스 외에도 '디스포트' 등 여러 제품이 나와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신경에 작용,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차단함으 로써 근육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이용, 1970년대 초반 사시 치료에 쓰이 기 시작해 8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시, 근육경련 등 신경질환 치료 용으로 승인을 받았다. 주름을 없애는 미용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로 올 4월에는 이 목 적으로도 FDA의 승인이 났다. 시작은 사시, 안면경련, 뇌성마비 등의 치료분야에 서 했지만 이제는 보툴리눔 제제 사용의 80%가 주름, 사각턱, 종아리 교정 등 미용 성형 목적으로 이뤄진다. 이밖에 편두통, 액취증, 다한증, 발냄새, 항문 치열에도 사 용되며 뇌졸중과 요실금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앞으로는 목, 어깨 등의 각종 근육통과 잇몸의 지나친 노출, 오래돼 처진 쌍꺼풀에 도 응용될 전망이다. 단 1g으로 100만명 이상을 죽일 수 있어 생화학무기의 단골재 료로 이용되던 보툴리눔 독소가 젊음을 되살리는 마법이 약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보툴리눔 성형은 2000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미용성형수술이며 지난 한해 동안 약 850만명이 이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주부들이 계나 파티를 열어 단체로 보 툴리눔 성형을 받는 게 붐을 이룰 정도. 우리나라에서도 '보톡스'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해 50억원이 던 매출액이 올해 120억원(추정)으로 늘어났다. 보툴리눔 제제 전체시장도 지난해 200억원대에서 올해 4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10만명 이상이 보 톡스를 맞는다는 계산이다. 복잡하고 부작용이 우려되는 수술에 비해 보툴리눔 미용성형은 10∼20분만에 시술 이 끝날 정도로 간단하고 효과가 크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상대적으로 성형수술에 무관심했던 중년 남성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봄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마의 주름살을 없애기 위해 보톡스(후에 디스포트로 확인됨)를 맞았다고 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보툴리눔이 모든 주름과 사각턱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얼굴의 표정근을 마비시켜 주름을 없애는 원리이기 때문에 주름 자체가 안 면근육에 의해 유발된 것만 효과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웃을 때 양쪽 눈가에 생기 는 주름이나 인상 쓸 때 생기는 미간주름, 이마에 길게 옆으로 생기는 주름 등이 여 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즉 무표정일 때도 생기는 주름에는 효과가 없고 사각 턱 교정도 턱뼈 주변 근육이 발달한 경우에만 이용된다. 그렇다면 보툴리눔 성형은 얼마나 안전할까. 보툴리눔이 임상에 사용된 이후 지금 까지 생명을 위협할 만한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부작용이 2∼3일 내로 일시적이며 경미하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 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은희철 교수는 "부작용은 사용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미 용성형 목적으로 사용되는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안전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 다. 은 교수가 올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보톡스 시술을 받은 환자 61명 가운데 43% 가 부작용을 경험했는데 눈꺼풀 주변이 붓는 안검부종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멍, 양쪽 눈썹 끝이 올라감, 치료 이외 부위의 주름이 과장되게 나타남, 눈꺼풀 처 짐, 발음곤란, 입술감각 이상 등이었다. 이밖에 미국에서의 보고에 따르면 두통이 2 ∼4주간 계속되거나 침을 흘리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시술 후 표정이 텔레토비처럼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이마주름 을 편 후 눈썹을 위로 올리는 기능이 마비되거나 미간주름을 폈더니 바깥쪽 눈썹만 치켜 올라가 사무라이 눈썹처럼 무섭게 보이는 것이다. 또 사각턱을 교정한 뒤 음식 을 잘 못 씹게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술 후에는 5∼6시간 동안 약물이 주변 근 육으로 퍼지지 않도록 눕지 말아야 한다. 보툴리눔 제제 1병으로 3∼4번 나눠 쓰는 미용성형에 비해 한번에 1병 이상의 많은 양을 사용하는 재활, 신경치료에서는 내성도 문제가 된다. 자꾸 쓰다 보면 몸 안에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효과가 점점 없어진다. 그러나 이번에 논란이 된 신경조직 이상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으며 현재는 안전 해도 50, 100년 뒤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약물 안정화제로 소 단백질인 젤라틴을 사용한 중국산 보툴리눔 제품이 수입, 기존 제품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새로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보툴리눔 미용성형이 국내에선 아직 초보단계인 것도 부작용 우려를 가중시킨다. 사각턱이나 종아리 교정은 이를 외모적으로 문제 삼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독특 하게 많이 행해지는 분야인데 그러다 보니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분명치 않다. 그 밖의 시술분야에 있어서도 외국인에 근거한 주사부위와 용량에 대한 자료만 있 다. 모델로피부과 서구일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외국사람보다 적은 용량 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용량을 그대로 쓸 경우에는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 다. 그러나 대학병원 등에서 보툴리눔 미용성형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는 상황도 아 니어서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들이 서로 어깨너머로 배우고 환자를 상대로 한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우리나라는 보툴리눔 제제가 안면경련, 눈꺼풀경련, 사시교정, 근육긴장이 상 치료 등의 목적 외에 미용성형 목적으로는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해 부작용이 문제 됐을 때 이를 가리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의사들이 자신의 판 단에 따라 미용성형에 보툴리눔 제제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는 어렵고 의료사고 발생시 법원에서 가려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시술 의사들은 보툴리눔 독소의 부작용은 사용만 중단하면 언제든지 사라진다고 강 조한다. 이는 곧 이 시술의 단점도 된다. 한번 맞았을 때 효과가 3∼6개월밖에 지속 되지 않기 때문에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맞아야 하는데 그러기에 는 가격이 너무 비싸 사치의료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윤지희기자 jhyun@segye.com